​제 1막. 여정

2015.7.10 - 7.22

LJA Gallery 3 전시실

​김 병 수

일곱 살 때 혼자 비행기를 타고 날아 도착한 아버지의 고향 제주. 가족과 집이라는 울타리 없이 어린 나이에 마주한 제주의 사람과 풍경은 미지의 것 그 자체였다. 그전에는 알지 못 했던 거대한 세계가 주는 자유와 해방감에 매혹된 것이었을까? 나는 항상 낯설고 새로운 세계들을 찾아 헤매었다.

 

그곳들은 나에게 도전이었고, 희열이었으며, 가야만 하는 목적지였다.

 

이런 내 방랑벽은 서른을 훌쩍 넘어서까지도 고쳐지질 않았다.사진은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정처 없이 돌아다녔던 것은 저 밖의 미지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이, 그 땅을 밟고 눈에 담고 느낄 때에야 비로소 해소되었기 때문이다.여기 그 찰나의 포만감을 영원으로 지속시켜줄 수 있는 것이 내게는 사진이었던 것 같다.20대에 맨몸으로 거대한 미국과 캐나다 땅을 횡단하며 찍었던 사진들에는 혈기, 욕망, 혼돈, 치기 등 내면에서 치밀어 오르는 에너지가 있었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달리고 싶었고, 더 멀리 나아가고자 했고, 모든 것을 삼키고자 했다. 그 넘쳐나는 힘이 첫 번째 개인전의 원동력이었다면,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을

이끌어가는 키워드는 '회귀'이다.여행에 의미가 있는 이유는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풍경을 그립게 만드는 것은, 언젠가 다시 갈수 있다는 희망이다.젊은 시절에는 앞만 보며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그 낯선 향수를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될 즈음에야 비로소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누군가의 손을 잡고, 돌아가고 싶은 그 풍경을 함께 바라보고자 하는 이 마음이 이번 사진들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으면 한다.

 

LJA Gallery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99-35(평창 30길 25)

25,Pyeongchang30-gil,Jongno-gu, Seoul,Korea

TEL 02-391-3388, 3994 l FAX 070-8220-1662 l ljagalle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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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