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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람

2015.6.12 - 6.24

​오 민 수

동양에서 인간은 일찍이 자연과 더불어 순응하며 자연과 인간이 서로 교감을 이루면서 살았다. 그리하여 동양의 수묵화는 자연으로부터 한없는 우주의 질서를 찾아 자신의 존재를 깨우치는 탐미(眈美)사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상은 동양미술사에서 회화의 한 장르로 탄생하여 산수화로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산수화는 오랜 역사적 발전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회화 양식으로 인간을 자연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고, 자연에 대한 재현이나 모방이 아닌 작가의 의지에 의해 경영되고 가공되어진 ‘이상화된 자연’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는 자연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취한 후에 작가의 내적정신에 용해시켜 새롭게 창조해내는 것이다. 이러한 산수화는 인간 정신의 초월과 동시에 마음의 안정을 얻고자 하는데 입각하여 표현되어지는데, 그 안정은 바로 산수자연 속에서 얻어지는 안정이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산수자연이 우리에게 안정을 주는 것은 아니기에 안정을 줄 수 있는 형상을 찾아 제시하여야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정이 서로 융합하여 보여 진 창조된 산수인 것이다. 그것은 대개 산수가 지녀야 할 기본적인 덕목으로 제시되는 한번 지나가볼 만한 곳, 멀리 바라볼 만한 곳, 자유로이 유람해볼 만한 곳, 거기서 살아볼 만한 곳 등 네 가지 조건을 통해 구체화된다.

자연에 대한 갈증이 유년시절을 보낸 제주로 나를 불러 들였다. 그 시절의 나는 바다와 나무와 산에 둘러싸여 있었기에 그 소중함에 대해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회색 콘크리트의 도시생활에서 나는 자연에 갈증을 느꼈고 제주로 향했다. 유년시절을 보냈음에도 제주의 풍광은 나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곳이었다. 하여 추억속의 장소를 둘러보았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그 풍경은 마음의 여유를 주었고, 화폭 속에 담아 나를 머물게 하였다. 그렇게 산수화 속 풍광은 내가 머물고 유람하는 공간이 되었다.

바쁘고 치열했던 몇 년 동안 나는 ‘덥다, 춥다’ 정도 느끼며 살았다. 제주에서 1년은 조금이나마 4계절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봄이 되니 새싹이 나고 꽃이 피었다. 내천을 흐르는 물소리는 청아했고, 폭포의 떨어지는 물은 에너지 넘쳤다. 사람들의 움직임도 생기가 돌았다. 제주산수의 움직임을 느꼈다. 더 이상의 갈증이 아닌 현실이 되었고, 나는 그 산수자연을 화폭에 담았다. 유년시절 소풍가기 전날처럼 설레었고 실경을 운용하여 나의 공간을 만들었다. 머릿속으로만 그렸던 산수보다 더욱 풍부해졌다. 나의 산수작업 속에서 나는 해야 할 일도 가야할 곳도 생겼고 머물고 싶은 곳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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