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에서 만난 풍경
2020.03.04-03.30
이계연 개인전
길 위에서 스스로 달래고 불안했던 감정을 삭혀 내느라 애썼던 때, 그 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 풍경이 주는 치유력은 상상이상으로 놀랍고 신비로웠다. 시선이 자주 머물렀던 곳은 자연스레
길가에 흩어져 있는 언제 뿌리내렸을까 모를 온갖 풀과 들꽃, 크고 작은 예쁜 돌들, 뒤엉켜 자라는 나무의 뿌리,
덤불들을 벗 삼아 호흡하고 교감하며 무던히 살아내느라 지쳣던 영혼에 희망을 새겼던 기억의 파편들을 소환하여
실체와 환영의 경계에 움직이고 있는 풍경의 이미지들로 무한의 공간을 생산해냈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풍경을 통해서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의 끈질긴 생명력이 심리적 추락을
경험한 상처 입었던 영혼을 보듬어 주었고, 현재 지속되고 있는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일상적 공간에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관찰로 숨 쉬는 통로를 마련해보고 되돌아보는
통찰의 시공간적 풍경이 되기를 소망한다.